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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회의실에서 완벽했던 UX가 현장에서 박살난 이유 본문
들어가며: 노트북 대신 헬멧을 쓰게 된 날
시장배달 플랫폼에서 주니어 개발자로 일할 때였다.
런칭하자마자 주문은 폭발적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정작 배달 인원이 부족했다.
"누가 배달 좀..."
그 순간, 내가 손을 들었다. 그렇게 내가 만든 시스템의 첫 번째 사용자가 됐다.
발견 1: 60대 상인 분의 한숨
배달 3일차. 상점에서 60대 상인 분이 내 앱 화면을 보시며 한숨을 쉬셨다.
"아이고, 이거 글씨가 왜 이렇게 작아..."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이상적인 사용자"를 위해 코드를 짜고 있었다. 젊고, IT에 익숙하고, 조용한 사무실에서 앱을 쓰는 사람.
실제 사용자는 내 상상 속에 없었다.
시장은 시끄럽다. 옆 가게에서 고기 굽는 소리, 손님 부르는 소리, 오토바이 엔진 소리. 기본 볼륨의 알림은 묻힌다.
상인 분들은 바쁘다. 손님 응대하면서 앱 확인하기 어렵다. 한 번 놓치면 다시 확인하기 힘들다.
그래서 바꿨다:
- 글씨 크기 기본 2배 확대 + 고대비 색상
- 주문 알림 볼륨 최대 + 진동 + 반복 알림 (시장 소음 대응)
- 터치 영역 확대 (두꺼운 장갑 끼고도 누를 수 있게)
상인분들이 주문 놓치는 일이 현저히 줄었다.
발견 2: "한 번에 하나씩"이라는 착각
시스템은 깔끔했다. 주문 하나 들어오면 픽업하고, 배달하고, 다음 주문.
점심시간이 되자 주문 30건이 쏟아졌다.
하나씩 처리하다 보니 뒤에 밀린 주문들은 끝이 안 보였다.
현장에서 배운 건 다른 방식이었다. 같은 동선에 있는 상점 3곳을 한 번에 돌며 픽업하고, 묶어서 배달하는 게 훨씬 빨랐다.
내가 만든 시스템은 이 "병렬 픽업"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추가했다:
- 동일 동선 주문 묶음 처리 (같은 구역 상점 3~5곳 한 번에 픽업)
- 배달원 앱에 "다중 픽업 모드"
- 지도 위에 최적 동선 시각화 (A→B→C 순서 표시)
결과: 점심 피크 시간 처리량 약 40% 향상.
발견 3: 혼합 결제의 현실
"카드 한 번이면 끝이겠지"라고 설계했다.
현장에서는 온누리상품권 + 현금 + 지역화폐 혼합이 기본이었다.
"2만원은 온누리로, 나머지는 제로페이로 해주세요."
내가 만든 결제 플로우는 이 현실을 전혀 담지 못했다.
적용한 것들:
- 온누리상품권 API 연동 (잔액 조회 + 차감)
- 지역화폐(제로페이 등) API 연동
- 혼합 결제 시 각 수단별 금액 기록 로직
결과: 결제 관련 CS 문의 감소, 정산 오류 해결.
깨달음: 코드를 잘 짜는 게 개발이라고 생각했다
배달하고 나서 알았다.
"사람의 문제를 푸는 게 개발이다."
코드는 수단이었다. 진짜 목적은:
- 저 상인 분이 편하게 주문 확인하는 것
- 배달원이 헤매지 않는 것
- 고객이 기다리지 않는 것
회의실에서 100번 논의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3시간 뛰는 게 더 많은 걸 알려줬다.
마치며: 주니어의 행운
커리어 초반에 이런 경험을 한 건 운이 좋았다.
개발이 왜 의미 있는지, 코드가 아니라 사람에게 닿아야 한다는 걸 몸으로 배웠으니까.
그때 깨달은 게 지금까지 나를 이끈다.
코드 너머의 사람을 보는 것. 그게 내가 아직도 개발하는 이유다.
혹시 지금 만들고 있는 게 있다면, 한 번 물어보자.
"이걸 쓸 사람이 내 코드를 칭찬해줄까, 아니면 내 제품을 칭찬해줄까?"
답이 후자라면, 잘 가고 있는 거다. 만약 전자라면... 사용자를 만나볼 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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