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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서평

[서평] 좋아요 살인시대 - 우원재

기록하는 동구 2023. 2. 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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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집단에 파묻혀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개인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사유하는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 주는 책.

 

얼마 전 설 연휴에 강원도로 혼자 여행을 갔었다. 20대 초반에 혼자 여행을 가본이후로는 정말 오랜만에 혼자 여행이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떠났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친구들은 내 또래가 대부분이였고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나누기를 즐기는 나는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해서 여행을 오게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누게되었다. 

 

그중엔 나보다 한 서너살 더 많은 한 분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자신이 하고있는 일이 재미없고 나이는 들어가는데 집에서 그냥 있기에는 눈치가보이니 홀로 여행을 왔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넌지시 물었다. "그럼 형은 뭘 좋아하시는데요?" 사실 이런 질문을 의도적으로 해봤다. 물론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야한다고 전혀 생각하진 않지만 굳이 재미없는 일을 계속하는 이유가 있지않을까 싶어 물어봤다.
역시나 일까 내가 너무나 예상했던 뻔한 답변이 돌아왔다. 

"사실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나는 "아 그렇군요" 대답을 하고 해당 주제에 대해 더 이상 이어가진 않았다. 내가 더 들어주거나 대화를 한다고해서 이분의 고민은 내가 해결해줄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이들었다. 

 

내가 어릴때 캐나다로 홀로 떠나기로 결정한건 저렇게 되고싶지 않다는 이유였을까. 당시 군대를 갓 전역한 나는 세상 에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한달 알바해서 번 돈으로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20대후반 30초반의 나름 '인생 선배' 들은 여러명이였지만 그들의 삶의방식은 놀랍도록 비슷해서 다른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줄알았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전공 공부를하고 대학을 졸업해 관련된 직업을 얻어서 1~2년해보니 안맞아서 퇴사후 쉴겸 제주도로 여행을왔다. 어쩜 이 레퍼토리는 소름끼치도록 똑같을까. 그리고 당시 그들이 나한테 꼭 건냈던 말이있다.


"나는 너가 참 부러워 어리잖아"

 

당시 복학을 고민하던 나는 한치의 고민없이 그들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실행에 옮겨서 캐나다로 홀로 떠났고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고 깨달아가면서 '나' 라는 존재에대해서 많이 알게되었고 그때 얻었던 인생경험들은 나의 철학으로 굳혀져서 지금껏 단단히 여전히 나를 지탱해주고있다. 지금도 그것들을 바탕으로 내가 하고싶은 일을 찾게되고 내가 원하는 선택들을 하게된다. 가끔 나를 방해하는 예상치 못한일들이 와도 여전히 나는 단단히 버틸수있다. 이제 나는 누구보다 나를 잘 아니까

 

여전히 한국사회는 개인마다 다를 수 밖에 없는 '삶의 방식'을 '집단의 기준'에 맞추도록 강요한다.  장래희망이 무엇이건 대학에 가야하고, 하고싶은 게 무엇이건 되도록 여러 사람이 선호하는 그런 직장에 자리를 잡고, 서른 줄 되면 연인이 있건 없건 결혼을 준비해야 하고 등등...

남들 다 하는 거 나도 해야한다 라는 부담감, 여기에 따라가지 않으면 뒤쳐진다라는 불안함

한국 사회 전체가 앓고 있는 이 불행의 근원이 바로 '자기 행복'이 아니라 사회가 정한 '행복의 기준'을 강요받는 것에 있다. 
개개인이 추구하는 삶의 행복이나 가치와는 아무 상관없이, 집단에 의해 만들어진 이런 '행복의 기준들' 말이다.

전체속에서, 집단 속에서, 군중 속에서 타성에 젖어 스스로 사고하는 것을 멈춘 사람이 많다. 
자기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게 가장 확실한 '행복' 이다. 내면이 단단하지 않으면 개인으로 존재 할수없다. 

 

세상은 살기 힘들다. 원래 그렇다. 삶에대한 비관론자는 아니지만 인정하는 순간 우리가 살아가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났을때 오로지 감내하고 이겨낼수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건 당신만이 불행해서 삶이 비극이 아니란 말이다. 당신은 사실 잘못이 없다. 삶 자체가 비극이 아니고서야 우리가 어떻게 이 모든 힘든 순간들을 논리적으로 이해할수있겠는가?
그냥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당신은 그 비극을 이겨낼 준비가 된 셈이다.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순간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게 되고 자기 삶에대한 불평만 늘어놓을 뿐이다. 

항상 내가 처한 상황에서 할수 있는 최선을 선택하는것. 내가 오로지 집중할수있는것에 노력하는것 이것이 한단계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우리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생각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살아가야만 한다. 잠시라도 삶의 비극을 잊고 나아가고 싶은 마음은 모두가 같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집단에 개인이 잠식되어가서 눈치보며 불평 불만 하는 사회보단 개인으로써 깨닫고 성찰하며 서로의 다름을 존중할수있는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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